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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칼럼] 교육의 기초공사
새 학년 학기 초에는 학부형 총회를 갖는다. 일을 작파하고라도 틈을 내어 참석하곤 했는데, 큰아이 초등학생 때 경륜이 지긋한 담임선생님을 맞은 적이 있다. 못 들어 올 데 들어온 사람 마냥 교실 한 귀퉁이에서 서성대는 나를 향해 대뜸, “000 어머니시죠?”하며 딸아이 이름표가 붙은 자리로 안내하셨다. 학부모의 행동거지만 봐도 어느 아이 부모인지 백발백중 맞출 수 있다며 의기양양해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천성이냐 교육이냐”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베테랑 교육자 입장에서도 천성적인 면이 흥미를 끄는 모양이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를 보면 캄보디아는 꼴찌에 가깝다. 임금부담이 적은 메리트에 각국 기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단순노동을 요하는 분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이 글을 읽을 리 없으니 솔직하게 털어 놓자면, 캄보디아인에게 자발성을 기대하느니 고목에 꽃피기를 기다리는 편이 낫다. 누구의 채근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우연히 습득한 솜씨나 취업용으로 배운 단편적인 기술만 고수하려 들지만, 숙달된 분야의 능력이 뒤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느른한 환경이나 폴폿 정권의 지식인 청소 역사를 탓하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유난히 피동적으로 행동하는 데는 일의 가닥을 이해하는 견해가 부족하거나 일에 흥미자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에 타고난 재주는 차치하고 변변한 교육도 없이 일터로 내몰렸을 터이니.
아무리 천혜의 조건을 갖춘 나라라도 교육이 부실한 실정이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한계란 빤하다. 일반 사람은 집을 그릴 때 지붕, 벽, 창문, 땅 순으로 그리지만, 건축쟁이는 땅 밑의 기초부터 시작해서 집짓는 순서에 따라 반대로 그려 올라간다. 기초의 크기가 건물의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이치다. 교육도 마찬가지로 기초가 핵심이다. 세상의 변화속도가 갈수록 빨라져 실용지식의 수명은 3년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대학에서는 시류와 무관하게 오직 기초 교육만 시켜서 내보내는 교육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기초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만이 지식의 변화에 언제든지 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새롭게 추론할 수 있는 평생학습능력이야말로 지식정보사회에서 갖추어야할 최우선 덕목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상황변화에도 대신 생각해줄 사람이 필요한 캄보디아로서 짚어야 할 대목이다.”education(교육)”은”(소질을)밖으로”"이끌어낸다”는 어휘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기본 원리를 두루 깨우치고 타고난 천품을 발휘하는 데 열심인 사람에게는, 세상만사 삼라만상이 모두 스승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의 테마처럼.
/나순 (건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