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의 끝을 알리는 명절 본 까턴

기사입력 : 2013년 01월 17일

 

요즘 결혼식도 장례식도 아닌데 도로를 가로막은 천막들로 인해 교통체증이 한층 더 심해지고 있다. 밤늦게까지 쿵작거리며 온 국민이 흥겨워 하는 이 명절, 바로 ‘본 까턴’(까턴너띠은)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본 까턴은 우기가 끝날 무렵에 우기동안 사원에 갇혀서 고생을 했던 승려들을 위로하는 잔치이다. 이 행사는 우기가 거의 끝나가는 음력 9월 보름날부터 물축제가 열리는 10월 보름날까지 계속된다. 이 시기에 주로 두 가지 일을 하는데 하나는 우기동안 사원에서 공부만 한 승려들에게 새로운 가사(승려가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치는 법복)를 마련해 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사원에서 새로이 계획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기 위한 재원마련을 하는 것이다.

승복의 마련은 각 신도들이 자주 찾는 승려들에게 새로운 가사를 만들어 음식과 함께 공양하는 행사이다. 무려 한 달 동안에 실시하므로 신도들은 그들이 적당한 때를 가려서 하게 된다. 승려들로서는 힘들게 시주를 다니지 않아도 되기에 좋으며 불도들은 승려에게 공양을 하므로 공덕을 쌓게 되는 이중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또한 사원이나 그들 마을의 공동사업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서 가마와 같은 것을 만들어 그곳에 불상을 안치하고 가가호호를 돌면서 시주를 부탁하기도 하며, 이 가마를 소가 끌 때는 소에게도 갖가지 치장을 한다.

본 까턴은 달력에는 공휴일로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불교를 국교로 숭상하는 캄보디아인에게 아주 중요한 명절임은 틀림없다. 올해는 시하누크 전 국왕 서거로 인한 애도 표시의 의미로 물축제가 취소되었기 때문에 본 까턴에 더욱 신명나게 흥을 돋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본 까턴 행사장에서 들리는 염불과 음악소리 등은 우리의 하루를 망치게 하는 소음임에는 분명하지만 본 까턴의 유래와 전통을 알고 있으면 그런 불만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 글 : 정인휴, 캄보디아 문화와 종교 (이시영 저), 위키페디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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