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생활문화꿀팁] 날씨

기사입력 : 2018년 01월 17일

캄보디아에 처음 왔을 때의 설렘과 긴장감은 대부분 곧 무더운 날씨와 낯선 사람들·음식·냄새· 생활 방식 등에 밀려 점점 캄보디아란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막막했던 적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외국 생활이 다 그렇지’, ‘시간이 지나면 적응 될 거야’라고 스스로 위로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매일 맞닥뜨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이없는 사건과도 같은 상황에 애먼 캄보디아 사람만 미워하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을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캄보디아 사람과 한국 사람은 애초에 다릅니다. 그래서 생활도 문화도 다릅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지만 자꾸 ‘나’의 기준에 벗어난 것은 나빠 보이니 그게 문제입니다.

그런 사소한 오해를 줄이고자 시작하는 캄보디아 생활 문화 꿀팁은 캄보디아에서 생활할 때 가장 필수 정보인 먹을거리, 날씨, 집, 교통, 질병, 교육, 통신, 금기어/행동, 문화생활, 쇼핑, 여행하기 … 등에 대한 기본적이지만 아주 유용한 꿀팁을 쉽고 정확하게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캄보디아의 날씨

01_날씨(우기)3캄보디아의 기후는 열대몬순기후라고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데 캄보디아를 처음 접하는 누구에게나 이곳은 ‘사시사철 엄청 더운 나라’일 겁니다. 크게는 우기와 건기로 나뉘어져 있고 우기는 대체적으로 5월~10월, 건기는 10월~4월입니다. 캄보디아의 가장 더운 시기는 2월~5월 초입니다. 5월 중순으로 넘어가면서 우기가 시작되고 하루에 한 차례씩 비가 내리는데 짧은 스콜*의 형태로 내립니다. (*스콜(Squall): 열대 지방에서 대류에 의하여 나타나는 세찬 소나, 강풍, 천둥, 번개 따위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여행을 오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11월~1월입니다. 이때에는 마치 한국의 초가을과 같은 날씨여서 정오에는 여전히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여기까지는 인터넷에서 ‘캄보디아 날씨’만 쳐도 나오는 정도의 일반적인 이야기였다면 캄보디아에 생활에 현실적으로 필요한 날씨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캄보디아는 1년 내내 고온다습한 나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건기엔 대륙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그닥 습하지 않습니다. 강렬한 태양이 뼈를 녹이듯 뜨거운 날씨에도 나무 그늘아래에만 있으면 텁텁한 더위는 사그라집니다. 그래서 동네 어느 그늘이던 나무와 나무 사이에 걸어놓은 해먹 위나 오토바이 위에서 곡예를 하듯 누워 한가로이 낮잠을 자는 캄보디아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진짜 캄보디아의 모습을 보려면 1년은 겪어봐야 한다고들 합니다. 캄보디아의 진짜 모습은 바로 우기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도시의 배수상태가 노후하고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스콜이 한번 지나가면 프놈펜 시내 중심조차도 물에 잠기기 일쑤입니다. 졸지에 시민들은 수상 오토바이를 타게 되고 어느 외국인은 도심 한복판에서 보트를 타는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합니다. 이때 내리는 비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스콜이기 때문에 한국의 장마를 생각하여 우산을 챙기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우기인데 편의점이나 구멍가게, 동네 슈퍼를 봐도 우산보다는 우비가 많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우비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은 1000~2000리엘(0.25~0.5달러)수준의 얇은 비닐 우비입니다.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경우엔 뒷사람까지 비를 막을 수 있는 판초 형식의 우비도 많이 입습니다. 운전자가 입은 우비 속으로 뒷사람이 쏙 들어가는 모양새가 참 이색적이고 재미있습니다.

01_날씨(건기,오토바이잠)비가 오면 침수되는 지역을 알아두는 것도 아주 유용합니다. 심한 스콜이 왔을 경우는 거의 모든 도로가 침수되지만 가장 심한 곳은 벙깽꽁 시장 부근, 담꼬 시장 앞, 뚤꼭 언더락떼비 고등학교 부근 등입니다. 비가 많이 내릴 때는 지대가 높은 도시 중심 도로(모니봉, 노로돔, 러시안, 마오쩌뚱, 271번 도로 등)를 이용해야 차량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동남아 여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듯 오토바이 운전자가 많기 때문에 비가 갑작스레 올 경우는 대부분 인근 주유소에 정차하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립니다. 그래서인지 비가 막 시작되었거나 가장 많이 내릴 때 오히려 교통량은 줄고 길은 한산해집니다. 당장은 적응하기 어려운 캄보디아의 날씨.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무더운 날에는 잠시 그늘에 쉬어가고 쏟아지는 빗속에서 웃으며 수상오토바이를 즐기는 여유를 가진 캄보디아 사람처럼 산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닐 것 같습니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