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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계의 공장은‘캄보디아?’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입지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가파른 성장세로 인해 중국에서도 ‘값싼 노동비’가 옛말이 돼 버리자 전세계 공장들이 캄보디아로 눈을 돌린 것. 최근 몇 년 간 중국의 임금 상승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반면 현재 캄보디아의 노동비는 중국의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7일 저명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본토 및 홍콩, 일본 등의 제조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이같은 추세에 못 이겨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제조업체가 저렴한 노동비를 찾아 프놈펜 주변 및 태국과의 국경지대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캄보디아로 유입된 투자액이 급증했다. 캄보디아로 흘러 들어온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지난 2011년부터 한 해 동안 약 두 배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피터 브림블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FDI 규모는 지난 2011년 당시 8억5000만달러에 그쳤으나 그 이듬해인 지난해엔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업체들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한 아세안 FTA로 관세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속옷업체 좋은사람들은 지난해 6월부터 캄보디아 공장을 가동했다. 현재 전체 생산량의 30%에 달하는 물량을 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FT와 인터뷰에서 “중국내 임금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다”며 “중국과 FTA 협상이 체결되지 않는 이상 안정적인 자재수급을 위해 캄보디아 공장을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캄보디아 공장 비중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대만계 수술복 제조업체인 메드텍스의 이사 래리 카오는 인건비를 줄이려는 홍콩 및 중국 본토, 일본 업체들의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직 노동자가 4000여명에 달하는 이 기업은 저렴한 노동비를 찾아 대만에서 캄보디아의 캄퐁참으로 생산 공장을 옮겼다. 카오 이사는 “최근 3년간 캄보디아에서도 임금이 꾸준히 올랐다”며 “그러나 중국에 비하면 여전히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년간 캄보디아에서 월평균 임금 수준은 약 85~100달러에서 약 110~130달러로 치솟았다. 반면 이 기간 중국(400여달러)에 이른다.
FT는 그러나 최근 들어 해외 업체들의 공장 유치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가 격화되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들 공장의 등장과 맞물려 매연 및 환경오염, 강제퇴거 등의 문제도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강제퇴거 피해자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순방을 앞두고 미 대사관 주변에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파이낸셜 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