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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과일 천국
시장 근처를 지나다 보면 철마다 무슨 과일들이 나오는지 알 수 있다. 요즘은 두리안이 제철을 맞은 것 같다. 두리안만 파는 가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지난 해 11월로 기억된다. 두리안이 먹고 싶다는 가족이 있어서 쉽게 사겠거니 하고 나갔다가 시내 곳곳을 헤매고 다닌 적이 있었다. 어렵사리 구하기는 했으나 작은 것 하나에 15$, 가격이 평소의 두 배가 넘었다. 두리안이 나오는 철을 몰랐기 때문에 비싼 대가를 지불한 것이다. 요즘은 집 근처 작은 가게에서도 두리안을 쌓아 놓고 판다. 값도 비교적 싸다.
5월까지만 해도 망고가 흔히 보이더니 요즘은 시야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난 4월 설날 연휴 때에는 고향에 내려갔던 직원이 자기 집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하면서 망고를 한 보따리 갖다 주기도 했다. 나는 속살이 무르고 노랗게 익은 망고를 좋아하는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대개 겉이 파랗고 살이 단단한 것을 좋아한다. 맛에 대한 취향도 아주 다르다. 우리는 달콤한 맛이 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캄보디아 사람들은 새콤한 맛이 나는 망고를 좋아한다. 그런 과일을 소금을 찍어서 먹거나 반찬으로 즐겨 먹는다. 캄보디아에는 어디를 가나 망고나무를 볼 수 있다. 한국의 시골 곳곳에서 늘 대할 수 있는 감나무나 밤나무만큼 흔한 게 망고나무다.
캄보디아에서 가장 흔한 과일은 아마도 바나나일 것이다. 어디서든지 쉽게 살 수 있고 값도 매우 싸다. 1년 내내 있는 걸 보면 제철이 따로 없는 것 같다. 바나나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껍질을 벗겨서 그냥 먹는 달콤한 바나나가 있는가 하면 구워서 먹거나 쪄서 먹는 바나나가 있고 반찬을 해 먹는 것도 있다. 이런 것을 몰라서 처음에는 엉뚱한 바나나를 샀다가 버린 경우도 있다. 바나나는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식용 이외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과일이기도 하다.
한국의 사과나 배와 마찬가지로 캄보디아에서 관혼상제에 으뜸으로 치는 과일이 바나나다. 결혼식장에 가면 들어가는 입구에 바나나 나무를 통째로 세워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예식 중에 바나나를 바치기도 한다. 바나나를 통해 다산과 풍요를 비는 것이라고 한다. 싸고 흔한 과일 중 또 하나는 코코넛이다. 코코넛은 과육을 먹는 것이 아니라 열매 속에 들어 있는 물을 마신다. 시원하게 해서 마시면 금방 갈증이 해소되는 천연 음료수다. 시골에 가다 보면 집 근처에 길게 잎을 늘어뜨리고 있는 코코넛 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캄보디아의 정겨운 풍경을 연출하는 나무다. 코코넛 잎사귀는 지붕이나 벽을 만들 때 쓰이고, 먹고 난 열매의 껍질을 이용해서 그릇이나 공예품을 만들기도 한다.
캄보디아에서 1년 내내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것이 수박이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크기가 작지만 맛은 한국의 수박과 똑같다. 가격도 매우 싸서 큰 것 하나에 1달러 정도 한다. 아침에 화단을 살피다 보니 그 옆에서 자라고 있는 파파야 나무에 열매가 맺히고 있었다. 원줄기에 뾰족감처럼 매달린 모습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잘 자라서 과일 맛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주차장 한쪽 모퉁이에 있는 나무에는 앵두 같은 빨간 열매가 달려 있었다. 따서 살짝 씹어 보니 달콤한 게 맛이 괜찮았다. 연실 몇 개 따 먹어 보았다. 과일 가게에서는 보지 못한 것이지만 이것도 수많은 열대 과일 중의 하나일 듯싶다. 1년 내 다양한 과일이 쏟아져 나오는 나라, 캄보디아는 과일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