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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친구에게 보내는 가을 편지
벌써 달력의 가을이 다가 옵니다. 가을이라고 해도 한국의 가을 같은 정취는 없지만, 그래도 새벽녘 차가운 바람이 창문을 스며들어 홑이불이라도 그리워질 때면’ 아! 캄보디아에도 가을이 시작되는구나’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 서늘하게 느끼는 날씨에도 이곳 사람들은 추워서 덜덜 떨며, 어디서 찿아 냈는지 잠바라고 하기에도 우스운 두꺼운 옷들을 둘둘 감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얼어 죽었다는 기사도 가끔 납니다)
이곳은 추울(?) 때가 약 20도 정도 더울 때가 40도 정도이니 차이가 약 20도 정도가 납니다. 한국은 추울 때는 -20도, 더울 때는 30도 정도니 차이가 50도 정도죠. 그러니 온도에 대한 감각도 다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것을 생존지수라고 하는데 캄보디아는 생존지수가 낮으니까 굶어 죽거나 얼어 죽을 가능성은 참 낮은 그냥 생존하기에는 매우 좋은 나라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캄보디아가 좀 야만틱한 나라로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 캄보디아에 왔을 때는 가을이 오는지 봄이 오는지 아니면 여름이 오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맨날 덥기만 하고 그날이 그날이고 해서 날짜가 가는 것조차 알 수 없어서 너무나도 지루하고 무의미했습니다. 심지어는 뭔가 긴장이 있던 월요일도 몰랐고, 지루해 오던 목요일도 느끼지 못했고 그리고 아버님 기일은 고사하고 내 생일조차 무심하게 지나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날들이 지나가고 저에게도 캄보디아의 날씨가 눈에 들어오고 새싹이 보이고 낙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캄보디아 사람다운 시간의 흐름이, 삶의 굴곡이 그리고 감정이 보이기 시작한 거죠. 이게 다 노력의 결과입니다. 제가 이곳에서 나머지 삶을 보내며 나름대로의 의미를 찿기 위해서는 물위에 뜬 기름이 되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았거든요.
들판에 가보면 모내기를 하는 한편, 추수를 하는 것이 보입니다. 생과 사가 엉켜 돌아가는 윤회를 한눈으로 확인하는 거죠. 더러운 쓰레기가 썩어가는 연못에서 그 놀라운 환상처럼 피어나는 연꽃을 보며 추와 미가 다른 게 아닌 일체라는 것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부분에서 저는 이 나라의 문화와 사상을 이해하고, 삶을 이해하며 그리고 놀랍게도 존경하기도 합니다.
요즘 저는 이런 흐름속에서 캄보디아를 이해하고 이들의 삶을 느끼며 그리고 몸담고 있는 이 땅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 험한 질곡의 역사 속에서도 아직도 주님이 남겨놓은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도 가집니다. 그런데 왜 이리 세상살이가 힘들고 어려운가요? 물난리가 나서 하루 아침에 끼니를 잃고 집도 떠 내려가 버려 세간살이라고 할 것도 없는 전 재산을 강물에 보내 버린 이들을 돕지 못하는 저의 참담함, 왜 세상은 이리도 불공평한가요? / 정 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