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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빈들에서의 사색
얼마 전 제 개인 블러그를 만들었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에만 있었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입니다. 저는 전문적인 글쟁이가 아닙니다. 글을 쓰기 위해 가족을 외면할 정도로 용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사는 이야기 정도를 흘려 가듯이 쓰곤 합니다. 사실 많이 부끄럽지요. 이 글은 제가 캄보디아에 막 와서’빈들에서의 사색’이란 제목으로 썼던 첫 번째 글입니다.
“라오스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은 비행기를 타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보트를 타고 갔습니다. 라오스는 바다가 없는 내륙에 둘러싸인 나라입니다. 그래서인지 뭔지 고요하다, 혹은 ‘트랜퀼하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고적한 나라입니다.
유장한 메콩강은 침묵의 흐름으로 말하고, 달은 밤하늘을 지배했고 그리고 서걱거리는 갈대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그런 고요의 바다를 무려 3시간 동안 노저어 갔습니다.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 썩어서 동아 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 /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
오냐, 오냐, 오냐. /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 박목월의’이별가’
그곳에서 나는 고요에 대해서, 침묵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나에 대해서.. 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생각하는 나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감히 이런 생각을 글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태고적 부터 부르는 바람을 쓰고 유장한 세월의 강을 노래할 것입니다. 인생이 얼마나 흐르는 강을 따라 굽이쳐 왔는가를 쓰고, 그리고 나의 삶이 어떤 의미였는가도 쓸 것입니다. 또 내가 느끼는 가족에 대한, 친구에 대한, 먼저 가신 어머니에 대한, 돌아가고 싶은 한국에 대한 그리움도 저문 강에 삽을 씻는 마음으로 쓸 것입니다. “/정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