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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
“100억, 2년 안에 투자금 회수는 문제없고 그 다음엔 큰돈이 들어옵니다. 이제까지 캄보디아에 없던 것이라서.”
“그래요? 내가 100억을 벌어 주진 못해도 100억을 지켜 줄 수는 있으니까 내 말을 한 번 들어보세요.”
5년 전 일이다. 한 분이 사업 계획서를 들고 찾아왔다. 칼라 도면까지 세세하게 챙겨서 그럴 듯한 자료를 내 보였다. 일반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먼 학교나 운영하고 있는 내가 자문해 줄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을 물어보고 조언을 해 주었다.
“이런 설비를 갖추고 영업을 하려면 프놈펜 시내에서 허가 받기 쉽지 않겠네요. 고도 제한 구역을 피해야 하고, 집단 거주지나 공단 지역과 거리를 두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이용객들이 오토바이 타고 15km 이내에 접근 가능한 곳이어야 하고…”
“캄보디아 사람들의 생활 시간대를 아시나요? 캄보디아 사람들의 소비 규모와 취향을 체크해 보셨나요? 낮에는 거의 시설을 세워 놓아야 하지요? 한 번에 한 사람당 5달러 이상을 내야 이용이 가능한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프놈펜에 몇 %쯤 되고 한 사람이 1년에 몇 번쯤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까요? 실제 입장 고객을 추정해서 시뮬레이션을 해 봤습니까?”
물론 내가 말한 상당 부분은 그분도 이미 체크해 본 상태였다. 그러나 사업 추진에 대한 열정이 커서 밀어붙이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캄보디아에서는 획기적인 일이고 투자자도 든든하고 주위에서 도움을 줄 사람이 있어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꼭 하고 싶다면 앞으로 최소한 6개월, 가능하면 1년간 더 조사를 하고 시작하세요. 또, 상식적인 기준에서 안 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사업이라면 제일 중요한 것이 캄보디아 사람들의 의식, 즉 마음을 읽는 일입니다.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준비하세요.”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가끔 그분을 마주치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1년쯤 지난 후, 음료수 한 캔을 내밀며 그분이 말했다.
“드세요. 덕분에 저 100억 벌었어요, 그 사업 검토하다가 접어서.”
10여년간 많은 한국 분들을 만났다. 그 중에는 사업차 들어오는 분들도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레 사업 얘기도 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더러 참견을 하곤 했다. 내 얘기의 결론은 대개 부정하는 것으로 끝났다. 그게 듣기 싫어서 다시 내 앞에 오는 것을 꺼리는 분들도 더러 있었다. 조언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을 벌인 분들도 있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런 분들이 성공한 것을 보지 못했다. 내가 능력있는 컨설턴트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에 그렇다. 사업을 하려면, 이 나라의 법과 제도를 아는 것은 기본이고, 상식적인 판단에서 벗어나는 일은 하면 안 된다. 또, 캄보디아 사람들의 의식과 성향, 생활 패턴과 습관, 경제 능력과 소비 생활, 근로 자세와 직업관, 종사자들의 자질과 능력 등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