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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 칼럼] 재외 선거와 한인회장 선거
뉴질랜드 1893, 오스트레일리아 1902, 노르웨이 1913, 미국 1920, 영국 1928, 프랑스 1946, 대한민국 1948, 스위스 1971. 다름 아닌 여성에게 보통선거권이 허용된 해다. 보통선거권이란 연령 외의 자격제한 없이 평등하게 주어지는 선거권을 말한다. 최후까지 여성 투표권을 허용하지 않았던 사우디아라비아도 불완전 하지만 작년에 첫 여성 참여 선거를 치러냈다. 여성이 보통선거권을 확보기까지 ‘에멀린 팽크허스트’ 같은 여걸들의 목숨을 건 투쟁의 역사가 있었다. 남성의 보통선거권 또한 수많은 희생의 대가로 얻어진 것이다.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던 1789년 프랑스혁명을 거치고도 참정권을 행사하는 데 사유재산의 유무에 따라 차별을 두었다. 의회민주주의의 발원지인 영국에서조차 1832년 선거권 규정이 대폭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규모 이상 주택을 소유하거나 임대한 소수 특권층 남자로 제한되었다. 잉글랜드에서는 성인남자 5명 중 1명, 스코틀랜드에서는 8명 중 1명, 아일랜드에서는 20명 중 1명이 선거권을 갖는 데 그쳤다. 세계적으로 보통선거권을 행사하게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이다.
대한민국의 재외국민 선거권은 일부 뜻있는 재외동포들의 헌신에 의해 2009년 인정받았다. 1971년까지 실행해오던 해외부재자 투표제도가 1972년 유신체제 들어 폐지되었는데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을 거쳐 어렵사리 회복시킨 것이다. 누구나 행사하는 한 표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놀라울 정도로 최근에 쟁취한 권리다. 다가오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위한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마감이 2월 13일로 임박했다. 막말과 치졸한 공작을 일삼는 저질 정치인, 양지만 찾아다니는 철새 정치인을 솎아낼 평화적인 수단은 투표권 행사뿐이다. 특히나 재외국민 참정권은 고국으로부터 정체성과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연결고리인 셈이다. 선거에서 만큼은 이도 저도 아닌 중립적인 태도는 무(無)일 따름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프놈펜 한인사회는 또 하나의 선거를 치르게 될 것도 같다. 우여곡절 끝에 두 개의 한인회가 탄생했는데, 통합을 위한 ‘재선거’가 대사관의 중재안으로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알 만한 사람끼리의 경선만큼 재밌는 게 있을까, 소속된 커뮤니티가 작을수록 선거가 흥미롭기 마련이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 해프닝이야말로 어린 시절 내가 후보로 끼었던(이래 봬도 추천 받았…) 반장선거 이후 가장 흥미진진하다. 큰 정치판에서도 여지없이 벌어지는 기득권의 구태를 슬기롭게 조율해가는 과정이라 더욱 그렇다. 교민사회 분열을 막아보려는 분들의 노고 덕분이다. 뉴욕타임즈가 한인회장 자리를 일컬어 세레머니얼 포스트(Ceremonial Post)라 칭한 적이 있다. 별 하는 일 없이 경축행사나 치른다는 비판이 섞였겠지만, 모국에서나 현지에서나 외면당하기 쉬운 커뮤니티이고 보면 그런 잔치를 통해 ‘화합’을 이끌어내는 일도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한인회장 경선 그 자체도 소통을 위한 세레머니가 아닐까 싶고. 그런 뜻에서 단일화를 위한 한 표를 행사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나 순(건축사, 메종루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