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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누구세요? 제가 모르는 사람인데……”
“저는 그 학교에서 공부한 OOOO예요.”
“아, 네! 누군지 알겠네요.”
페이스북으로 나눈 문자 대화다. 친구 요청이 왔는데 프로필 사진으로는 도무지 누군지 알 수 없어서 문자를 보냈더니 답이 왔다. 평소에 쓰던 이름을 받아보고서야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캄보디아 젊은이라면 페이스북 이용은 기본이다. 페이스북의 여러 기능 중에서 주로 사진을 올려서 서로의 반응을 살피고 생각과 느낌을 주고받는 것이 거의 전부다. 틈틈이 찍은 사진을 올리는데, 화장을 짙게 하고 한껏 멋을 낸 모습을 찍어서 올리는 경우가 많아서 이 사람이 그 사람인가 하고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왕궁 앞에 가면 사진사들이 진을 치고 서서 손님을 기다렸었다. 왕궁이나 강변에 놀러 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어 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인데, 한쪽에 간이 인화 장비까지 갖춰 놓고 손님을 받았다. 배경이 좋은 곳은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붐벼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몇 십 분만 기다리면 인화된 사진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도 더러 그런 광경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스마트폰만 가지고도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되는 바람에 사진사 숫자가 크게 줄었다.
인화할 사진이 있어서 사진관에 갔다. 직원 대여섯 명이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사진을 편집하고 있었다. 무슨 사진인가 하고 유심히 들여다보았더니 대부분 결혼사진이었다. 사진 한 장 한 장을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 놓고 색깔을 고치기도 하고 확대나 축소하기도 하고 배경을 바꾸어서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가끔 결혼한 학생들이 자랑삼아 들고 오는 결혼 앨범이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혼식뿐만 아니라 아이 돌이나 생일 같은 때에도 사진을 찍어서 앨범으로 만드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산토목 학교 앞에 가면 이런 사진관들 대여섯 개가 몰려 있는데, 사진을 유독 좋아하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있어서 꿋꿋이 유지되는 것 같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카메라를 가진 사람이 드물었다. 그래서 소수만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남의 카메라를 의존해 사진을 찍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불과 2,3년 사이에 세상이 확 바뀌었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누구나 손에 카메라를 갖게 되었고,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학생은 물론 변변한 직업이 없는 사람들까지 젊은이라면 스마트폰을 거의 다 가지고 다닌다. 그런데, 통화를 하거나 정보를 얻는 전화기 고유 기능으로 쓰기보다는 사진 찍기 용도로 더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사진을 저장하고, 서로 사진을 주고받는 것을 즐긴다.
캄보디아가 어떤 나라인가, 그리고 캄보디아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나 하는 것이 나의 주요 관심사중 하나다. 그래서 눈에 띄는 것들을 사진으로 담기도 하고 글로 정리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페이스북 같은 곳에서 캄보디아를 담은 좋은 사진을 자주 만난다. 캄보디아의 풍광과 캄보디아 사람들의 표정 등 맘에 드는 것이면 놓치지 않고 모아 두고, 가끔 꺼내서 다시 보곤 한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캄보디아 사람들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