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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극심한 가뭄 때문에
지난밤에 비가 꽤 내릴 것 같더니 화초 잎만 조금 적시고 말았다. 요즘에는 비구름도 뜸해졌다. 우기가 끝난다는 징조다. 지금 프놈펜 근교 지방에 나가 보면 들판 멀리까지 황량하게 시야에 잡힌다. 강이나 호수가 있는 곳에는 벼가 자라거나 추수를 하지만 일부 지역은 잡초만 무성하다. 비가 적게 내려서 아예 모내기를 못하고 한 해를 보내는 곳도 많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적게 내려서 벼농사는 흉년이다. 매년 치르는 캄보디아 물축제를 올해는 쉰다는 발표가 나왔다. 가뭄에 시름겨운 농민들 때문이란다.
캄보디아는 전적으로 자연에 의존해 사는 나라다. 가용 노동 인력의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특히 벼농사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그 해에 비가 적당히 내려 주지 않으면 흉년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쌀값이 올라 서민 생활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쌀 수출량이 크게 감소해서 국가 재정에도 차질이 생긴다.
따뜻하고 쾌청한 날씨와 넓은 경작지를 가지고 있어서 캄보디아는 농업 경쟁력이 높은 나라다. 기후 조건으로 보면 벼의 2모작이나 3모작이 가능하지만 그런 곳은 극히 일부 지역에 지나지 않는다. 경작조차 못하고 버려져 있는 땅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의 연평균 강수량으로 보면 물이 부족하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평균 강수량이 1,200mm가 넘고 일부 지역은 3,000mm 이상 비가 내리기도 한다.
캄보디아의 기후적 특징과 지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물이 부족해서 농사를 못 짓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캄보디아는 1년 중 반은 우기, 그 절반은 건기로 나뉜다. 비는 우기에 집중적 내리고 건기에는 거의 내리지 않는다. 그래서 비에 의존해서 경작을 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또, 햇볕이 강한데다가 일조량이 많고 습도가 낮기 때문에 비가 내려도 금방 말라 버린다.
지형적 특징을 살펴보면, 캄보디아는 북서부와 동북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평원이다. 그러므로 비가 내려도 일부는 땅에 스며들고 나머지 대부분은 강을 통해 곧바로 바다로 흘러들고 만다. 수자원을 관리하기가 그 만큼 어려운 것이다. 가까이에 강이나 호수가 없고 관개 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 6개월이 농한기인 셈이다.
캄보디아 정부에서는 농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쓰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수리 시설을 확충하는 일이다. 일부 지역에 댐을 만들고 수로를 정비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라 빈약한 정부 재정으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다. 또 한편으로는 대단위 농토를 외국인에게 장기 임차해 주는 제도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농지를 개발하고 농업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이미 베트남, 중국, 중동의 여러 나라가 캄보디아에서 대규모의 농지를 확보하여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의 뉴스를 보니 캄보디아만큼이나 가뭄이 극심한 것 같다. 오래 전에 수력 발전을 중지한 곳도 있고, 식수 공급을 제한하는 지역도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수리시설과 물관리가 잘 돼 있는 편이지만 비가 적게 내려서 그렇다. 강수량이 적은 겨울을 맞는 한국이나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건기에 접어드는 캄보디아나 물 걱정에 국민들 시름이 점점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