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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캄보디아의 대학 교육
‘유학하는 동안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한국에서 확실하게 배우게 될 것이다. 너는 캄보디아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한국의 대학 졸업자와 비교하면 학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학생들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공부에 매달린다. 그렇게 해야만 다른 학생들과 경쟁해서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동안 너는 석사 과정을 공부한다. 대학 과정의 공부보다 당연히 더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들에게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리고 정해진 과정을 무난히 끝마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 무척 힘들겠지만……’
얼마 전에 한국으로 유학 간 학생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한국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한 지 2주쯤 됐는데, 공부가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을 듣고 몇 가지 당부를 적어 보냈다. 캄보디아에서 대학을 마쳤지만 학습량으로 보면 한국의 중학교 수준 정도나 될까? 기초 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전문 분야에 대한 상당히 깊이 있는 공부를 하자면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학습의 기본 자세를 갖추고 학습 방법을 터득하고 주어진 학습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체득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하루아침에 길러질 수 있겠는가. 여태까지 그런 교육 환경에서 살아보지 않은 학생으로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며칠 전, 캄보디아 고등학교 졸업 자격시험 결과가 발표되었다. 응시 대상자 중에서 55.8%(46,560명)가 시험을 통과해서 4년제 대학 입학 자격을 얻었다. 작년 합격률(25% 미만)보다 두 배 이상 높은 합격률을 기록했지만 학생들의 성적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한심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시험 등급은 성적에 따라 A B C D E급으로 나뉘는데, 이번 시험에서 합격자의 77.3%(35,982명)가 합격 최저 등급인 E급을 받아 합격했다. 대학에서 정원을 채우려면 다수의 E급 학생을 받아야 하는데 이들이 대학 과정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E급은 기초 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학생 하나가 캄보디아에서 실력이 있는 학생들이 간다고 알려진 왕립 프놈펜대학에 원서를 냈다. E급을 받았는데 프놈펜대학 입학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단다. 장학생만으로 선발하는 학과에만 못 들어갈 뿐 다른 학과 중에 몇 개는 그 정도의 성적으로도 입학이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적 사고로는 이해가 안 되지만 그 만큼 대학 입학이 캄보디아에서는 쉽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대학은 원서만 내면 입학이 된다. 학사 관리도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동시에 두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꽤 많고 세 대학을 다니는 학생도 있다. 평일 아침반, 오후반, 저녁반, 주말반 등으로 나누어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가 많고 한 과정의 학업 시간이 보통 하루 3시간 남짓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에 대학이 크게 늘었다.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얻는 학생수에 비해서 대학 정원은 넉넉한 편이다. 몇 개 대학의 인기 있는 학과를 빼고는 누구나 쉽게 대학 입학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치열하게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이 드물고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매우 낮다. 학사 학위 소지자 위주의 교수진, 전근대적인 교수학습법, 연구 기능의 부재, 교육 기자재의 미비 등 캄보디아 대학들은 개선하고 확충해야 할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미하고 관리감독 또한 허술하다.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하지 못하니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이 되기 어렵다. 캄보디아 대학 교육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