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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용납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위’ 보험금 노려 캄보디아 아내 죽여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캄보디아 출신 아내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인 뒤 혼수상태에 빠지자 집에 불을 질러 질식해 숨지게 한 남편에게 대법원이 징역 20년의 중형을 확정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국가로부터 지원받아 생활해오던 A(46)씨는 국제결혼중개업자에게 700만 원을 주고 캄보디아 여성인 B(23)씨를 소개받아 2008년 3월 결혼한 뒤, 한국으로 들어오게 해 2009년 4월부터 춘천에서 생활해왔다.
A씨는 결혼 후에도 도박과 술에 빠져 지내던 중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탈피할 목적으로 아내를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에 가입한 후 아내를 살해해 고액의 보험금을 타내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A씨는 2009년 9월~12월 사이 사망보험금이 높은 6개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B씨가 사망할 경우 사망보험금으로 12억10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A씨는 2010년 3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B씨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이고 혼수상태에 빠지자 집에 불을 질러 질식사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한 보험사로부터 사망보험금으로 1억2000만 원을 타낸 뒤, 다른 5개 보험사로부터 사망보험금 10억9000만 원을 타내려고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기를 의심한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해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 1심인 춘천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형훈 부장판사)는 2011년 10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사기,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수면제 먹이고 집에 불 질러 살해 “죄질 및 정상이 매우 무겁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치밀하고 대담하며 잔인하기까지 하다”며 “또한 오늘날 외국인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많이 이루어지고 다문화가정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여성을 생명보험에 가입시킨 후 사망케 하고 보험금을 편취하는 행위는 사회적, 국제적으로 중대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한 생명을 금원 편취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최후진술시 ‘보험을 어떤 사람들이 들어야 의심을 받지 않는지 궁금하다’거나 ‘사망한 피해자가 원망스럽다’고 진술하는 등 개전의 정이 현저히 부족하다”며 “따라서 피고인의 죄질 및 정상이 매우 무거워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A씨가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춘천제1형사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지난 3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위”라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사건은 A씨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6)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수면유도제를 복용시켜 깊은 수면상태 또는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 이르도록 유도한 다음, 고의로 화재를 일으켜 피해자가 현장을 벗어나지 못한 채 유독가스 등으로 질식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취지의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공소사실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며 “거기에 증거재판주의에 위배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