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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eers] 기다림의 시
그대 기우는 그믐달 새벽별 사이로
바람처럼 오는가 물결처럼 오는가
무수한 불면의 밤, 떨어져 쌓인
흰꽃 밟으며 오는
그대 정든 임 그윽한 목소리로
잠든 새 깨우고,
눈물의 골짜기 가시나무 태우는
불길로 오는가 그대 지금
어디쯤 가까이 와서
소리 없이 모닥불로 타고 있는가
- 양성우 -
* 언제부터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화번호도, 외상값도, 손녀들 생일도, 꽁꽁 숨겨 논 내 비자금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정말 미칠 일이다. 그래서 어르신들이‘너도 60고개만 넘어가 봐라’하고 시니컬하게 하시던 말들이 이제는 가슴에 대못이 되어 버렸다.
** 이른 새벽, 남녘 하늘을 조용히 바라본다. 아직도 마음은 쌩쌩한데, 몸과 마음이 따라주질 않는다. 특히 기억들이 핫바지 방구처럼 솔솔 사라져 간다. 이제 늙어가는 준비를 해야 하나보다. 그렇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 묵묵히 지켜준 아내, 아들 딸, 피붙이들, 친구들 그리고 의사들. 그리고 말할 수 없이 간절하게 기도하며 지켜 보아주었던 가난한 목사님, 사모님. 그리고 양성우 시인의‘기다림의 시’산다는 것은 축복이다./정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