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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메르루주 전범재판, 재판관 사임으로 위기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정권(1975∼1979년) 당시 고문과 살인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생존 전범들을 처벌하기 위해 2006년 설립된 유엔 캄보디아 전범재판소가 기소 전담 공동 재판관의 사임으로 또다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독일 출신으로 전범재판소의 기소 전담 공동 재판관인 지크프리트 블룽크 판사가 새로운 범죄 사실 수사에 대한 캄보디아 정부의 간섭이 도를 넘어선 상황에서 더는 일을 할 수 없다며 최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블룽크는 그동안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 등으로부터 ‘S-21 교도소’의 전 소장 카잉 구엑 에아브(일명 ‘더치’)와 키우 삼판 전 국가주석(대통령), 크메르루주 정권 2인자였던 누온 체아, 이엥 사리 전 외무부 장관과 이엥 티리트 전 내무부 장관 등 소위 ‘전범 4인방’ 건 외에는 추가 기소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는 캄보디아 정부가 새로운 범죄 사실을 밝히려는 기소 전담 재판부의 수사를 방해하고 압력을 가중시키는 상황에서 공정한 전범 수사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항변했다.
블룽크는 특히 재판관들이 새로운 수사를 원하면 짐을 싸서 출국하는 수밖에 없다며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한 키우 칸하리트 캄보디아 공보장관의 사례를 인용하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캄보디아 실권자 훈센 총리도 전범재판소의 추가 기소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기소 대상 인물 가운데에는 정치적 동지가 된 사람들도 포함돼 있어 이들이 단죄 대상이 되면 크메르루주 추종자들과의 유혈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범재판소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비난은 거셌다. HRW는 블룽크와 함께 공동 재판관인 캄보디아 출신인 유분렝에 대한 사퇴도 요구했다. 두 사람이 지난 4월 ’3번 사건’(case 003)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종결해 추가 기소 가능성을 일찌감치 포기했다는 이유에서다.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두 사람의 동반 퇴진이 당연하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HRW는 또 이 사건을 통해 ’4번 사건’(case 004)의 결과도 불 보듯 뻔하다며 사퇴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반 유엔 사무총장은 블룽크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에 로랑 캐스퍼-안세르메트 예비 조사 재판관을 임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에두아르도 델 부이 유엔 부대변인은 “반 총장이 블룽크 판사의 수고에 사의를 표했다”면서 “전범재판소가 캄보디아 정부, 지원 공여국 및 시민사회 등을 포함한 외부로부터 어떤 개입을 받지 않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범재판소는 개정 직후부터 내우외환에 시달려왔다. 키우 삼판 등 ‘크메르루주 4인방’에 대한 훈센의 사법 처리 반대 외에도 현지 직원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뇌물수수 추문과 운영 기금 부족 등으로 한동안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09년 2월 활동을 재개한 전범재판소는 1만5000여명이 고문을 받고 처형당한 교도소의 소장을 지낸 에아브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하고, ‘크메르루주 4인방’에 대한 재판을 시작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외교 관측통은 블룽크 판사의 사퇴는 캄보디아 정부와 유엔 간의 힘겨루기의 ‘희생물’이라면서, 앞으로도 전범재판소가 재판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