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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 칼럼] 처녀성
“같이 가 처녀, 같이 가 처녀” 길을 가던 나이 지긋한 아줌마가 웬 남자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마음이 설레 돌아다보니, “갈치가 천 원, 갈치가 천 원” 생선 행상의 호객 행위였다는 고전 유머가 있다. 우리가 이렇듯,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딱한 존재다. 어쨌거나 아무도 지나간 흔적 없는 순백의 눈 덮인 대지를 떠오르게 하는 “처녀”는 남자만 좋아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많은 문화권에서 결혼 전 처녀성을 잃는 일이 대단한 불명예로 여겨져, 순결을 과시하는 풍속도 있었다. 에두아르트 푹스의 <풍속의 역사>에 따르면, 15세기 프랑스에서는 처녀막 파열 흔적으로 얼룩진 신부의 속옷을 자랑스럽게 창가에 늘어뜨리거나 계속 보존해두는 게 관례였다. 이로써 신랑이 처음으로“성문”을 열었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친지와 이웃에게 신부의 청정무구함을 천명했다. 마을단위 공동체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편에 의지해 살아야했던 당시로선 흠 있는 여자의 낙인만큼 두려운 일이 없었다. 새로운 창(槍)에는 새로운 방패(防牌), 인간의 역사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 아니던가. 숫처녀 제조술이 개발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중세나 르네상스 시대에 처녀막 재생약을 팔아 백만장자가 된 약제사에 대한 기록이 수두룩하게 남아있다. 어떤 독일 의사는 자신이 발명한 약의 추천서를 이렇게 쓰고 있다. <새끼양 피를 그늘에서 말린 후 두세 개의 환약을 만들어 옥문 입구에 넣어두면 신혼 첫날밤에 남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증합니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 나아가 남편에게 육체의 순결을 보여주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것이 왜 나쁜 일입니까.>
처녀 둔갑술은 21세기에도 진행형이다. <레이저 처녀막 재생술은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부작용이 없고 임신에도 지장이 없습니다. 예비신부님, 수술로 자신감을 찾으세요.> 현대 의사들의 추천서다. <신랑이 만족한 것 같아 행복하다>는 수술후기까지 있다. 달라진 거라곤 외과적 시술로 주도면밀해졌다는 점뿐이다. 얼마 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국제병원에서 TV와 라디오에 처녀막 재생술을 적나라하게 광고하는 바람에 정부까지 나서서 전면금지 조치한 촌극을 빚었다.
언젠가 외신란에서 프랑스 남자들이 가장 순결한 여인으로 여배우 소피마르소를 뽑았다는 기사를 읽었다. 가인 곁엔 호걸이 몰리게 마련이라 공식적으로 세 명의 동거남이 있을 정도로 순탄치 못한(?) 사랑을 한 그녀지만, 사랑의 감정에 충실해 늘 한 사람만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양다리 걸치는 행위 따위는 안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사회 약자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온 면도 한몫 거들었을 터이다. 프랑스 남자들이 순결의 의미를 정신적 정절과 인간적인 미덕에 둔 셈이다. 처녀는 천연기념물이라던가, 처녀성을 경매에 붙이는 뉴스도 심심찮고, 80%이상의 남성이 혼전순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니, 한편으로는 제법 달라진 것도 같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