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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눈물을 모르면 예수를 만날 수 없다
예수님이 지금 오신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아마도 주님이 오늘 오신다면, 미국은 아닐 것입니다. 미국은 지금, 전쟁을 마치 컴퓨터 게임 정도로 생각하는 나라 같기도 하고, 전쟁을 하지 못해 안달이 난 나라 같기도 하니까요. 영국 또한 미국의 꼬봉 정도구요. 일본, 중국, 러시아 등등의 나라는 말할 건덕지도 없고요.
우리는 이미 눈물을 모르는 나라엔 주님이 오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평강의 왕”이 오늘날 오신다면, 안타깝게도 한국도 아닐 것입니다. 조선시대 탐관오리 들이나 가졌던 탐욕 덩어리와 썩은 냄새가 풀풀 나는 일들이 온 천지에 넘쳐나고 있으니 주님이 오실 리가 없습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한국은 그가 오실만한 땅이었습니다. 우리의 문제를, 우리의 힘으로는 전혀 해결할 수 없었던… 그 결과 수없이 많은 우리 젊은이의 피가 산하를 덮었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주님의 손길이 절실했던 땅이었고, 이 땅에 그리스도가 오시길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가난하고 불쌍한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실 그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목숨 걸고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사람, 필리핀 사람, 방글라데시 사람들을 그 누구보다 따뜻하게 품어줄 줄 알았던 한국민들이 그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인권을 유린하면서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나라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타인을 품어 주지 못하는 그런 오만이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버린 것 같습니다. 이런 오만이 사람들의 맘속에 털끝만큼이라도 남아 있는 한 “그리스도여 어서 오소서” 하고 호소할 자격이 없습니다.
저는 이곳 캄보디아에서 그들의 슬픔을 더듬고 있습니다. 그리고 알아낸 것은 슬픔을 외면하지 말고 직접 그들의 아픔을 덜려는 노력만이 그들을 위로하고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곳 캄보디아에서 내가 주 앞에 부끄러움 없는 인간이 되어 가고 있는가? 를 날마다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전쟁과 학살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어루만지며 위로하기를 원합니다. 또 나의 몸과 삶으로 처참한 학살이 남긴 이 땅의 아픔을 덜어 가려고 합니다.
오만한 백성들이 있는 땅, 오만한 마음이 있는 땅. 그 어느 곳에도 사랑의 주님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그리스도는 눈물을 아는 사람에게, 그 눈물을 닦아 주시려 오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교만해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 사람들이 교만해 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저도 늦지 않게 양심을 걸고 살아 보겠습니다./ 정지대 (200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