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신화 속 동물들 1 나가와 끄룻

기사입력 : 2014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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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유적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사원의 건축양식을 보고 감탄하고 사원 벽 곳곳에 정교하게 새겨진 벽화에 또 한 번 놀란다. 이 벽화들은 고대 인도신화속의 악마와 신 사이에서 일어난 대전 등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신화에 등장하는 이상하게 생긴 동물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상 속 동물 뒤에 어떠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을까?

한 때 캄보디아는 힌두교의 영향을 받아 커다란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한 이유로 앙코르와트 사원 내 조각들은 대부분이 힌두신화 속에 나오는 동물들을 나타내고 있다. 앙코르 사원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이러한 동물 조각상을 흔히 볼 수 있다. 그 중 ‘나가’라고 불리는 특유의 동물은 많은 관광객들이 거대한 뱀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캄보디아 문화에서는 용(니윽)으로 여겨진다. 용이라는 동물이 실존했다는 증거물이나 화석이 없기 때문인지 용은 각 나라마다 다르게 생겼다. 중국문화에서 받아들인 한국의 용은 뿔과 네 개의 다리를 가진 날아다니는 동물로 전해진다. 서양에서 용은 프테라노돈(익수룡)이라는 공룡을 닮은 상상 속 동물로 알려져 있다.

(나가)
나가 또는 캄보디아 용은 해룡으로 실존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캄보디아 전설 속에서 나가는 태평양 지역에서 거대한 왕국을 지배하던 파충류 중 하나였다. 건국신화에 의하면 나가 왕의 딸은 인도 왕자와 결혼하여 캄보디아인들을 탄생시켰다. 그래서 캄보디아인들은 지금도 자신들은 나가의 자식이라고 말하곤 한다. 나가는 다리가 없으며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다. 일곱 개의 머리는 나가의 일곱 개의 종족 또는 무지개의 일곱 색깔과 관련된 상징물로 여겨진다. 뱀과 같이 생긴 나가는 악령과 맞서 싸우는 수호자 역할을 한다. 나가는 주로 불탑 또는 사원의 계단 측면에 세워져 있다.

(끄룻)
나가 다음으로 캄보디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화 속 동물은 가루다라고 불리기도 하는 끄룻(Krut)이다. 끄룻은 사람과 거의 비슷한 모습이지만 독수리의 머리, 부리, 날개, 발톱을 가지고 있고, 새들의 왕이며 나가의 천적이기도 하다. 실제로 날아다니는 독수리가 뱀을 잡아먹는 것처럼 끄룻이 나가를 잡아먹는 동물로 전해지는데 꽤나 논리적인 듯하다. 태국에서는 끄룻을 국가 문장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끄룻은 주로 사원 벽에 하늘의 수호신을 뜻하는 의미로 새겨져 있다. 앙코르와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끄룻 조각으로는 쁘레아 칸의 외벽을 따라 새겨진 부조를 꼽을 수 있다. 끄룻 조각상은 프놈펜의 국립박물관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다. / 글 : 박슬기 , 자료제공 : 멩 보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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