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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다시 빠일린을 다녀와서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버린 트렁크. 물 한잔 먹을 만한 곳도 보이지 않았던 척박함의 고장. 그리고 킬링필드의 악몽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만 같은 처절함이 서린 오지. 버림받고, 또 버림받고, 또 버림받은 자들이 마치 유령처럼 웅크리고 있다 다가오던 두려움의 땅 빠일린. 빠일린은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었다.
그 빠일린을 다시 다녀왔었다. 4번째다. 길이 좋아졌다. 태국으로 줄이어 가는 트럭에는 박제가 된 카사바가 시집을 가고, 카사바를 말리는 농부들은 돈을 만지는 기쁨에 젖어 힘든 노동에도 힘들어 하지 않았다. 이렇게 빠일린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절규에서“돈이 되는 땅”으로 변하고 있었다.
몇 년 전 영국의 타임스와 BBC 등의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했던 필립 쇼트가 쓴‘악몽의 해부‘(Anatomy of a Nightmare)가‘폴 포트 평전’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출간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수소문 끝에 대강의 줄거리를 읽어본 적이 있다. 그 때 저자 필립 쇼트는 킬링필드 비극이 잉태된 원인을 캄보디아의 독특한 문화와 사회 조건에서 찾는다.
캄보디아 공산주의자들은 스스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