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캄보디아] 18. 정보, 인터넷 그리고 민주주의

기사입력 : 2014년 07월 23일

internetdemocracy

세월호 관련 재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관련자들과 승무원들이 기소되어 이들이 의도적으로 세월호 승객들을 탈출시키지 않았나를 살피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증거 자료로 세월호 침몰 당시 그리고 구조 후 지인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들이 제출되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런 예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검찰, 국정원, 경찰이 밴드나 카카오톡, 라인에 축적된 사적인 대화 내용을 감시용으로 몰래 살펴보거나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사용한다는 보도가 많아졌습니다. 더구나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과 국방부는 적극적으로 SNS에 뛰어들어 공론을 조작하였습니다. 점차 정치적 권력 기관이 인터넷과 IT 기술을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공작을 벌이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 프라이버시는 무시되고 정부 기관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가짜 정보도 퍼집니다.

스노우든이 밝힌 미국 NSA의 인터넷 감시 활동 뿐 아니라 최근에는 영국 정보 부처에서 특정 웹사이트 인터넷 방문자수를 고의로 늘리고 인터넷으로 수집된 설문조사 결과도 바꿔왔다는 보도가 떴습니다. 단지 감시 활동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프로파갠더 확장과 공론 방향 틀기를 해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비단 미국과 영국에 국한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모든 이들의 정보 소통은 민주주의에 도움이 된다고 많은 사람들은 여깁니다. 쉽게 확증된 정보를 얻고 지금 이 시간 다른 곳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정보를 독점한 기관이나 그룹에게 집중된 영향력을 교란시키고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여 행동할 수 있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보다 발달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국가 권력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치적 목적을 이루고자 시민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정보를 조작하며 특정 그룹의 이익을 추구하게 되면 민주주의는 위협받게 됩니다.

사회 전반 모든 이슈에서 균형과 견제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개인과 국가의 관계에서 균형이나 견제는 일방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이 발달된 나라일 수록 정보 생활이 끼치는 영향은 큽니다. 점점 정부 정책, 정치 결정들이 훨씬 강도 높고 빠르게 우리의 생활을 흔들게 될 것입니다. 보다 발전된 시민 참여의식 그리고 자유와 평등, 평화에 대한 우리의 깊은 인식이 절실한 시점이 되고 있습니다. / 이병호 (Fourth Sector Innovations / byungho.lee@fsi.co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