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캄보디아] 10. 삼성 갤럭시 S5와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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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삼성 갤럭시 S5실적과 관련된 보도가 떴습니다. 전 모델인 S4보다 더 빨리 천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는 보도였습니다. 3월 출시 이후 한국 언론들과 외국 언론들은 삼성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마치 갤럭시 S5가 기록 갱신을 하며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작은 잡음들이 있었습니다. 삼성과 관련된 언론의 보도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지난 4월 삼성은 한국 전자신문 (etnews.com)에게 3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걸었습니다. 갤럭시S5 카메라 렌즈 생산 수율에 문제가 있어 제품 출시 예정일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자신문의 3월 보도가 사실이 아니며 삼성전자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였습니다. 영세한 언론사인 전자신문은 거듭된 정정보도 요청에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청구소송을 당했지만 공급업체를 통해 얻은 믿을 만한 자료를 근거로 기사를 썼다며 계속 삼성과 법정에서 싸울 것을 다짐했습니다.

삼성은 갤럭시 S5 천만 대를 출시 25일만에 판매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삼성 측 공식 입장은 아니었습니다. 얼마 후 CEO는 갤럭시 S5가 천만 대 이상 shipping 되었다고 인정했습니다. Shipping은 유통망으로 풀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천만 대라는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S4보다 S5는 고작 이틀 빨리 천만 대를 이루었습니다. 작년과 현재 스마트폰 시장 증가를 고려하면 그리 인상적인 속도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유통망 확대에 큰 투자를 하고 있는 삼성의 입장에서 S4가 처음 60여개 국가에, S5가 125개 국가에 풀렸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오히려 저조하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즉 더 많은 시장에 더 저돌적으로 광고를 하며 덤벼들었지만 그 속도는 향상되지 않고 오히려 위축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삼성은 지난 13년 4분기와 14년 1분기에 연속으로 전년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습니다. 삼성 자신은 큰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캄보디아 등 미개발국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와 중국산 전화기들에 시장 점유율을 차차 빼앗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언론은 이런 실상을 분석해 보도하지 않습니다. 세월호를 통해 보여진 언론의 실상, 그리고 일상 속에서 보여지는 받아 쓰기 보도 속에서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 이병호 (Fourth Sector Innovations / byungho.lee@fsi.co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