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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성탄과 새해
캄보디아는 불교 국가다.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를 믿는다.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불교 의식 속에서 산다. 불교와 관련된 국가 공휴일이 여러 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도 불교 의식 속에서 치를 정도로 캄보디아 사람들의 생활은 불교와 뗄 수 없이 밀접하다. 캄보디아에 살고 있는 소수 민족인 참족을 중심으로 집단 거주지를 형성하며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있고, 최근에 기독교를 종교로 택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으나 대부분은 불교를 그들의 종교로 삼고 있다. 캄보디아 사람 중에서 기독교 신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주에 크리스마스가 있었다. 프놈펜 시내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오래 전부터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풍기기 시작했다. 대형 쇼핑센터와 호텔은 물론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나 카페, 일부 대형 식당의 안팎에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여러 가지 장식과 전등을 달아 캐롤송과 함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매장 직원들이 산타 모자를 쓰고 손님을 맞는 곳도 예년에 비해 부쩍 늘었다.
한 여직원이 크리스마스 인사와 함께 정성스럽게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건넸다. 예기치 않은 선물이라 받으면서도 잠깐 주저했지만 여간 반갑지 않았다. 기독교 신자도 아닌 사람에게 성탄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그의 들뜬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자신이 믿는 종교와 대치되는 대상으로 보지 않고 기쁨과 감사를 표현하는 하나의 커다란 축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12월 24일)가 젊은이들의 축제의 날이지만 캄보디아의 젊은이들은 크리스마스 당일(12월 25일)을 축제의 날로 즐기는 것 같다. 이 날 평소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에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나온 인파로 밤늦게까지 북적였다. 함께 대화를 나누고 노래는 부르고 춤을 추고 음식을 먹고 선물은 주고받으며 젊음의 축제를 즐겼다. 자신들 이 굳게 믿고 있는 불교라는 종교와는 무관하게 크리스마스를 자신들의 특별한 축제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국인은 연말연시에 특별한 의미를 둔다.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는 설계하면서 스스로는 추스르고 다짐을 새롭게 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 그래서 연말연시면 누구나 바쁘고 무언가에 들떠서 보내게 된다. 각종 망년회에 불려 다니며 체력을 소진하기도 한다. 그런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연말연시에 별로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 평일과 다름없이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연말 망년회 같은 것도 하지 않는다. 1월 1일 하루 쉬는 것이 고작이다. 양력으로 4월에 있는 캄보디아 설날(쫄츠남)을 캄보디아 사람들은 진정한 새해의 시작으로 여긴다.
2011년 한 해, 캄보디아 사람들도 많은 고난을 겪었다. 수십 년만의 홍수로 가족이나 집을 잃은 사람도 많고, 정부나 개인으로부터 토지를 몰수당하여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 새해에는 어렵게 사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 그들 다수가 믿는 부처님의 자비가 깃들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좀 더 착해지고 좀 더 근면해지고 좀 더 지혜로워지기를 간구한다. 성탄의 축복과 새해의 다짐으로 그들이 더욱 행복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