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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노란 리본, 검은 리본
지난달 16일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300여명이 선실에 갇혔다.지난 14일 터키의 한 탄광이 폭발해 300명 가까이 사망하고
백수십명이 갱도에 갇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다음날 현장을찾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사고 이튿날 현장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실종 자 가족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고 정홍원 총리는 가족들에 둘러싸여 욕설을 듣고 생수병 봉변을 당했다. 일부 고위 공직자 는 라면 먹기, 기념사진 찍기 등 부적절 한 행동으로 분노를 샀다. 에르도안 총리 는“사고가 전혀 없는 작업 현장은 없 다”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유족을 자극했 다. 유족과 시민들은“살인자”라며 총리에게 몰려갔고 총리는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인근 슈퍼마켓으로 피신했다.
세월호는 안전 심사를 무사 통과했다. 평소 침몰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무시했다. 터키 탄광은 두 달 전 안전 진단을 받았다. 탄광 안전이 위험하다는 경고가 있었지만 무시했다. 한국 시민단체는‘오직 돈벌이만을 생각하는 자본이 낳은 참사’라고 지적했다. 터키 공공노조연맹은“비용을 줄이려고 노동자 생명을 위협한 이들이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침몰 직후 선실로 진입해 구조하지 않았다. 터키 정부는 유독가스가 많다며 갱도로 진입하지 않았다. 한국은 실종자 중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 터키는 갱도에 갇힌 광부 중 한 명도 구출하지 못했다. 한국 유가족과 시민들은 정부 책임이라며 시위 및 행진을 했고 일부는 대통령 퇴진을 주장했다. 터키 유가족과 시민은 정부의 감독 소홀 때문이라며 거리 행진을 하고 총리 퇴진을 외쳤다.
한국 시민들은‘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고 쓰인 노란 리본 달기를 했다. 터키 시민들은‘한 줌의 석탄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라고 쓰인 검은 리본 달기 운동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민심 악화로 다음달 지방선거에서 불리한 처지가 되었다. 에르도안 총리는 여론 악화로 자신이 출마하는 8월 대통령 선거에 타격을 받게 되었다. 박 대통령은 사고 당일까지만 해도 매우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부정부패 행위가 들통 난 뒤에도 지난달 30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경향. 이대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