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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홍수 피해가 심각하다
프놈펜에서 바탐방으로 이어지는 5번 도로를 따라 30여 km 지점까지 올라가 보았다. 오른쪽으로는 톤레삽강이 흐르고 왼쪽에는 드넓은 농경지가 펼쳐져 있는 지역인데 어디가 강이고 어디가 논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이 물로 가득 차 거대한 호수로 변해 있었다. 지대가 높은 도로 양쪽으로 지은 주택 중에도 일부는 물에 반쯤 잠겨서 기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쪽배를 타고 자기 집을 드나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평소 같으면 들판이나 논둑을 따라 무리를 지으며 풀을 뜯어야 할 소들이 차량들이 질주하는 도로가에서 볏짚을 씹고 있었다.
이 지역은 톤레삽 호수에서 흘러 내려오는 강에 인접해 있고 곳곳에 크고 작은 호수가 있어서 건기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우기가 절정에 달하는 9월 중순 이후에는 농경지의 대부분이 침수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추수를 끝내야 하는데 올해는 3,4주 일찍 논이 침수되는 바람에 우기 농사를 망친 집이 많다고 한다. 길가에 있는 한 학교는 철문에 자물통이 달려 있었다. 교사 앞마당은 아이들 허리 높이로 물이 차 있고 교사 건물은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현재 전국에 걸쳐 1,000여 개의 학교가 휴교중이고 수백 개의 사원이 침수되어 있다고 한다.
이번 홍수로 인해 지금까지 캄보디아에서 250여 명이 사망하고, 120여 만 명이 가옥 침수, 농경지 침수 등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캄보디아 농경지의 18%에 해당하는 50만 헥타가 침수되어 특히 쌀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농촌 거주 인구가 80%에 육박하고 국가 경제의 주요 축인 농업 생산량이 줄어듦으로써 이번 홍수가 캄보디아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금년도 경제 성장 목표를 1% 이상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캄보디아 정부는 외국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홍수는 산악지대로 이루어진 한국과는 다르다. 한국의 홍수는 일시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폭우에 휩쓸리거나 침수가 되어 피해를 내지만, 캄보디아의 홍수는 강의 상류 지역에서 흘러내려오는 강물의 양이 늘면서 피해 지역을 넓힌다. 여기에 해당 지역의 강수량이 보태져서 피해가 늘어나게 된다. 이번에 피해가 특히 심한 곳은 메콩강 줄기에 인접한 북동부 지역들이다. 중국이나 라오스, 태국 등에 비가 많이 내려서 메콩강 수위를 높인데다가 예년에 비해 캄보디아에 비가 많이 내려서 피해를 키운 것이다.
캄보디아의 인접국인 태국의 홍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동북부 지역 대부분이 침수되었고, 거대한 물줄기가 수도 방콕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방콕의 일부 지역은 침수가 시작되어 대피령이 내렸고 남은 지역의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콩강의 하류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쌀농사 주산지인 베트남의 메콩델타 상당 부분도 침수되어 올해 동남아의 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은 캄보디아 물축제 연휴다. 그런데, 이번에는 물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경선제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경선제에 참가하는 팀 대부분이 강이나 호수 인근에 살면서 농사와 물고기 잡이로 생계를 유지해 가는 사람들인데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마당에 어찌 축제에 나올 수 있겠는가? 이처럼 캄보디아의 홍수 피해는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