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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
시장이나 공원 근처에 가면 쌀자루를 둘러메고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깡통이나 플라스틱 쪼가리, 종이 등을 줍는 아이들이다. 꾀죄죄한 옷차림에 잘 씻지도 못한 얼굴로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고, 식당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손님이 버린 깡통을 주워 담기도 한다. 또, 어른이 끄는 리어카 뒤를 따라다니면서 어른과 함께 폐품을 모으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 중에는 이제 열 살이 될까 말까 앳된 얼굴들도 눈에 띈다. 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다. 폐품을 주워 모아 푼돈을 마련해서 가계에 보탬을 주기 위해서다.
앙코르와트 같은 관광지에는 아이들이 떼 지어 다니면서 물건을 판다. 잠시 용돈을 벌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아예 직업 전선에 뛰어든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간단한 영어나 한국어까지 구사할 정도로 장사 수완이 대단하다. 골프장에 가도 그런 아이들이 있다. 골프장 개구멍으로 들어와서 골프장 관리자들 눈을 피해 다니면서 공을 팔거나 과일을 판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서 측은하다는 생각보다는 억척스럽다는 생각이 앞선다.
저녁에 식당이나 술집에 가면 거기에도 아이들이 있다. 꽃을 파는 아이들, 삶은 땅콩이나 과일, 간식거리 등을 파는 아이들이 수시로 다가와서 물건을 사 달라고 간청한다. 밤늦은 시간 유흥 주점 같은 곳까지 어린 아이들이 드나든다. 아이들 중에는 가계에 보탬을 주기 위해 스스로 장삿길로 나선 경우도 있지만, 더러는 아이들을 모아서 합숙시키며 강매를 시키는 사람들이 뒤에 있다고도 한다. 아이들의 인권이나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고, 아이들을 착취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캄보디아는 문맹률이 높은 나라 중의 하나다. 다 가난의 결과다. 국민의 80% 이상이 농촌에 거주하고 그 중에서 반수는 빈곤층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들 교육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 아이들이 열 살쯤 되면 집안일을 돕는 데 동원된다. 부모를 따라 농사일이나 고기잡이를 하기도 하고 어린 동생들을 돌보기도 한다. 그래서 캄보디아에서는 초등하고 4,5학년에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자기 나라 문자도 다 깨치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기 때문에 문맹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프놈펜 같은 도시는 농촌에 비해 그나마 교육 여건이 나은 편이다. 그렇지만 학생에 비해 학교 수가 적어서 초등학교라 할지라도 거의 대부분 2부제나 3부제 수업을 한다. 학생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은 고작 두세 시간 남짓이고, 교구재나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교육의 질은 형편없이 낮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 해도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매우 빈약하다. 중학교나 고등학교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고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을 졸업해도 습득하고 있는 지식량으로 비교해 보면 한국의 중학교 졸업자 수준도 안 될 것이다.
가난해서 학교 문턱을 넘지 못하는 아이들이 태반인 반면, 캄보디아에는 귀족 교육을 받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권력자나 자산가의 자제들이다. 이들은 주로 자기의 친구들이 다니는 캄보디아 학교가 아닌, 국제 학교나 영어 학원에 다니고 있고, 상당수는 아예 외국 유학을 간다. 어릴 때부터 완전히 다른 교육 혜택을 받으며 자라는 것이다. 자연히 권력과 부가 세습되는 악순환을 낳는다. 흔히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국가건 가정이건 어린이에게 쏟는 정성과 애정은 각별하다. 5월 5일은 한국의 어린이 날, 캄보디아도 작년부터 6월 1일을 어린이 날로 정해서 기념하기 시작했다.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