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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역사탐방] 앙코르 건축
9세기 이후 건축에 사용된 돌은 연와, 사암, 라테라이트 이렇게 세 가지였는데 각 재료들은 강도와 재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건축의 용도에 따라서 함께 사용되었다. 연와는 흙을 말려서 만든 것이다. 7~9세기에 가장 흔하게 사용된 건축자재인 연와는 햇볕에 말리거나 점토 형태로 구워서 만들어 사용하였기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리는 경우에 씻겨 내려가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앙코르왕조가 탄생할 무렵에는 사암으로 대치된다. 사암은 재질이 강하기 때문에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물로 사용되거나 장식하는데 부분적으로 이용되었다. 초기 유적인 프놈 바켕, 프놈 크롬 사원의 중앙신전은 모두 사암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사암은 붉은색, 청색, 회색의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반테이 스레이 사원은 붉은색 사암으로 건축되었고, 앙코르 왓의 바닥에 깔려있는 재료는 청색 사암이다. 사암을 자른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것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앙코르 왓 건설 당시에 석재의 부족으로 인근의 산에 있는 사암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있던 석재를 운반하여 사용하였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석재는 각각의 접합 부분을 수평으로 밀착시켜 쌓고 이탈하지 않도록 금속인 구리로 만든 꺾쇠를 사용하거나 석재의 이음새에 홈을 내고 쇳물을 부어 고정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접착제는 사용하지 않았다.
라테라이트는 철분과 알루미늄을 함유한 붉은색의 돌이다. 이 돌은 아시아지역과 적도지방에 널리 분포되어있어 당시의 앙코르 지역에서는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건축 재료였다. 라테라이트를 건축 자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땅 속에 있는 것을 지상으로 파낸 뒤 일정량의 철분을 넣고 건조시켜야 한다. 건조된 라테라이트는 화산암처럼 재질이 거칠기 때문에 섬세한 조각을 새겨 넣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나 견고하여 건물을 떠받치고 도로를 포장할 때 많이 사용된다. 자야바르만 7세 때 만든 앙코르 톰의 성벽의 재료는 라테라이트를 햇볕에 건조하여 사용한 것이다.
건축 재료로서 연와와 사암, 라테라이트는 색채뿐만 아니라 강도의 차이 때문에 시공방법이 까다롭다. 건축물의 부분별로 강도가 다른 재료를 함께 사용할 경우에는 무너질 위험성도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메르의 건축에선 건축에 의도에 따라 서로 다른 재질을 함께 사용한 경우도 있다. 반테이 스레이 사원이 세 가지 재료가 동시에 사용된 경우이다. / 글 : 박근태(왕립프놈펜대학 크메르어문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