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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칼럼] 자본주의, 인간행렬의 끝은?
살다보면 떠나보내는 줄도 모르고 떠나보내는 것들이 있다. “젊으면서 아름답고 지혜로운 사람은 얼마나 드물던가!”, 호메로스의 말처럼 꽃다운 시절 좋은 줄도 모르고 다 흘려보내고 늙어 추레해진 다음에야 깨달음이 오기도 하는 것이다. 갓 서른을 넘긴 캄보디아 아저씨가 캄보디아 설 ‘쫄 츠남’에는 한 달 전부터 매일 밤 처녀총각이 모여 전통놀이를 한다는 얘기 끝에, 이미 지난 시절의 얘기라는 듯 씁쓸해 한다. 밤이 깊도록 놀다가 처자들을 집까지 바래다주는 게 오랜 풍습인데 요즘은 사정이 많이 바뀌었다며 걱정이다. 도회지로 떠난 젊은이들이 많아 밤마실 나오는 사람도 줄었을 뿐더러 명절에 임박하여 요란한 차림으로 귀향한 남녀들이 술판부터 벌이다 싸움에, 마약에, 러브호텔 행까지 횡행한다는 것이다. 도시물을 먹어 다들 돈신에 들린 탓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복권에 당첨되면 마누라한테도 비밀로 한다.”는 신종 속담이 생길정도로 극단적인 배금주의가 곳곳에 만연해있다. 서구인들은 자신의 기부문화 전통을 운운하며 신흥 개발국의 천민자본주의 세태를 비판하곤 한다. 그러나 18세기 자본주가 태동하던 시대 그들의 풍속사를 드려다 보면 더하면 더했지 별반 나을게 없다. 당시 사회상을 묘사한 다음과 같은 기록들이 널려있으니. <사람들은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쉽게 돈을 벌 때 이외에는 아무런 기쁨도 느끼지 못하고, 손해를 볼 때 이외에는 아무런 슬픔도 느끼지 못한다. 모든 것이 상품이 되고, 인간의 행위와 인간관계 역시 모두 자본주의화 되었다. 감정이라든가, 사고방식, 연애, 예술, 이 모든 것이 어디에서나 화폐가치로 계산되었다.>
오늘날 눈부신 문명의 토대가 사유재산제도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바다는 메워도 인간의 욕망은 메우기 힘든 것처럼, 자본주의의 무한대 성장 시스템은 인간의 본성과 닿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경제 단계에서 다음 경제 단계로 나아가는 현상은 불가피한 것이어서, 누구라도 점점 강도가 세지는 경쟁체제로부터 벗어나기 힘든 메커니즘이다. 눈만 뜨면 새로운 트렌드에 새로운 채용 스펙에 새로운 경쟁 기업이 생겨나니, 정력이 한정된 우리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애틋한 것들을 상실하지 않고 버텨낼 재간이 있겠는가.
부자가 되고 싶은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지상정이다. 부야말로 자유로운 생활은 물론이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손쉬운 방편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은 적고 실패한 사람이 많아 갈급과 불안, 좌절을 느끼는 층이 많다는 게 문제다. 과연 이런 형국에서 인간적인 품위가 얼마나 존속될 수 있을까? 자본주의의 생산성은 인류에게 풍요를 안겨다주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캄보디아는 아직 실연을 당해 강물에 투신하는 사람이 많다지만 그것도 낭만이 살아있던 시절의 흘러간 얘기가 되고, 주가폭락, 이자폭탄, 사업실패로 그리 할 날도 머지않았다 싶은 것이… / 나순 (건축사, http://blog.naver.com/na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