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인들의 믿음이 담긴 실 팔찌 ‘크싸에 세이마’

기사입력 : 2013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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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팔목에 실로 만든 팔찌를 차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실 팔찌는 그들에게 무슨 의미일까? 실 팔찌를 차는 것은 오래전부터 캄보디아인들 사이에서 내려오는 전통 풍습이다.

과거에는 세이마 의식을 하고 받은 하얀 실로 팔찌를 만들었다. 세이마 의식은 불교 석탑이 완공된 후 치르는 의식이다. 보통 3일간 치러지는 이 의식은 마을 주민들과 스님들의 주관하에 이뤄진다. 이 의식은 새로 세운 석탑의 주인으로 신성한 영혼을 받아들여 주민들이 신에게 기도드리는 신성한 곳으로 탄생시키기 위한 것이다. 의식이 있는 날에는 하얀 실로 석탑 주위를 묶고 밤마다 스님들이 달마를 암송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날이 되면 하얀 실을 잘라 모든 사람에게 부적과 같은 의미로 나눠준다. 받은 하얀 실은 악귀를 쫓아주는 힘이 있다고 믿어 팔찌로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니며 어린아이들에게는 목걸이로 만들어 준다.

지금까지도 세이마 실은 신성한 물건으로 여겨지고 있어 캄보디아인들은 세이마 실을 얻고 싶어한다. 그러나 세이마 실은 새로운 석탑이 지어져야만 얻을 수 있는 물건이기에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은 흰색 실로만 만든 팔찌 외에 색색의 팔찌를 즐겨 한다. 캄보디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빨간색이며 그 외에도 녹색, 오색, 칠색의 알록달록한 팔찌를 차고 다닌다. 색색의 실팔찌는 불행을 가져올지도 모르는 악귀를 쫓아주는 힘을 얻게 해준다고 믿는 불교고승들로부터 받는 경우가 많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효력이 떨어진 오래된 팔찌는 버리고 새 팔찌로 바꿔줘야 한다.

실은 팔찌 외에도 자동차나 오토바이 핸들에 묶어 두기도 한다. 팔찌와 같은 의미로 사고로부터 지켜주는 신성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캄보디아에서 불당이 있는 종교적인 관광지를 방문하면 이미 만들어진 주로 빨간 실팔찌가 가득 담긴 쟁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불당에 있는 여승이나 할머니들이 팔찌를 사라고 권하곤 한다. 팔찌에 대한 보답으로는 소액의 돈을 지불하면 된다. 이 팔찌들은 불교고승에게 받은 팔찌처럼 신성한 힘은 없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부한다는 마음으로 팔찌를 사곤 한다. 외국인들은 캄보디아인들이 실팔찌를 차는 것은 미신적인 풍습으로 여기지만, 캄보디아인들은 팔찌가 정말로 자신들을 지켜주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 글 : 박슬기 , 자료제공 : 멩 보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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