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향내를 풍기는 ‘찌’

기사입력 : 2012년 08월 16일

 

캄보디아 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코끝을 확 찌르는 강한 향을 풍기는 향채를 맛보고 나서 한 번 쯤은 구역질이 나거나 빈정상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풀이 바로 외국인들이 캄보디아 음식을 먹을 때 몸서리치게 만드는 ‘찌’이다. ‘찌’는 한국어로 향채, 고수, 실란초 등으로 불리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널리 즐겨 먹는 ‘허브’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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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줄기나 뿌리는 다 떼어버리고 잎만 따서 먹는데 그 잎에서 아주 강하고 독특한 향을 풍긴다. 때로는 약한 시큼하거나 비린내 등을 내기도 한다. 이 향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찌를 넣은 음식이 굉장히 맛과 향이 그윽한 음식이 될 것이고, 반대로 찌의 맛과 향을 견디지 못한다면 대부분의 한국인이 그렇듯 찌 하나 때문에 음식 한 그릇을 망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들은 그저 ‘찌’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지만 실제로 ‘찌 반쏘이’ ‘찌 니응 봉’ ‘찌 러나’ ‘찌 쌍 훔’ 등 수많은 찌가 존재하고 있다. 각각의 찌는 음식의 맛을 다채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요리에 향을 첨가하는 향신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

찌는 샐러드처럼 생으로 먹거나 국에 넣어 먹을 수 있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생선요리에 가장 많이 쓰이는 찌는 ‘찌 니응 봉’이다. ‘찌 니응 봉’이 생선의 비린내를 없애주는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보통 국수에는 ‘찌 로나’ 나 ‘찌 반쏘이’를 넣어서 먹는다. 이중 ‘찌 로나’는 가장 향이 약하다고 할 수 있는 찌이다. 찌의 맛을 천천히 알아가고 싶으면  ‘찌 로나’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 반면 ‘찌 니응 봉’은 약간 맵고 톡 쏘는 맛을 내는데, 조금만 넣어도 캄보디아 ‘꾸이띠우’(국수)의 국물맛을 한 층 더 진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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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캄보디아에서 ‘찌’는 성욕을 억제한다고 믿고 있어서 일부 승려들은 경건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직접 마당에서 찌를 기르고 자주 섭취한다고 한다. 찌가 성욕을 억제한다고 해서 성적 능력을 감퇴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찌를 먹고 나서 몸이 상쾌해지고 안정된다고 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찌가 몸의 독소를 해독시키며, 땀을 흘리게 하고, 여드름을 줄여주고, 소화를 도우며, 위장에 가스를 빼주고, 복통을 줄이고, 시력을 나아지게 하기 때문에 적당한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위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캄보디아에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찌를 꼭 먹어야 할 것 같다. 오늘 한 번 눈 딱! 감고 찌를 깨물어 보는 것은 어떨까? ‘고수’ 풀을 즐기는 캄보디아 음식의 진정한 고수가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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