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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칼럼] 꿈보다 해몽
도대체 꿈은 왜 꾸는 것일까?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물기를 머금은 암벽이 더없이 미끄러운데 변변한 장비 하나 없이 괴암절벽을 오르는 꿈을 꾸었다. 발밑이 어찌나 아득한지, 걸음을 뗄 때마다 온몸이 옥죄어 왔다. 브래드 피트 같은 꽃미남에게 뜨거운 시선을 받는 꿈을 꾸기도 해 현실로 돌아오고 싶지 않을 때도 있긴 하지만, 한시바삐 헤어나고 싶은 꿈이었다. 잠재의식이 꿈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데, 내 깊은 마음자리가 이토록 위태위태하다는 표징일까?
꿈에 대한 연구하면 프로이트다. 20세기 초 <꿈의 해석>에서 무의식적인 생각은 꿈을 통해 의식 속으로 들어오려 하고, 모든 꿈은 억압된 욕구를 채우기 위한 상징이라고 언급하며 무의식에 대한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다. 꿈이나 최면을 통해 무의식 세계를 분석하여 억압인자를 알아냄으로써 정신 치료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지만, 나 같이 마음이 너절한 사람은 썩 내키지 않는다. 그 당시 프로이트는 아인슈타인과 정신 분석이 과학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다투기까지 했지만, 어느 날 정신분석에 응해 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아인슈타인은 답장을 보낸다. “당신의 제안에 응하지 못하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나는 분석되지 않은 채 어두운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대한 학설은 뇌 분야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는 누구이며 마음이란 무엇인지, 인간을 탐사하는 뇌과학은 21세기 들어 발전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동안 뇌과학은 특정한 행동이 이성에 의한 것인지 본성에 의한 것인지, 인과관계를 밝혀 개인적인 책임을 덜어주려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뇌영상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기조절에 관련된 뇌 부위의 활동이 폭식증 환자의 뇌에서 정상인보다 적게 나타나는 현상을 촬영하기에 이르렀다. 살찌는 게 “내 탓이 아니라 뇌 탓”이라 할 수 있는 빌미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이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이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인간의 고차원적인 인지과정을 규명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겨우 1~2%정도 밝혀졌을 뿐이다. 아직은 “뇌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죄를 저지른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것이다.
얼마 전 캄보디아 주부사원의 결근사유에 대해 전해 들었다. “지난 밤 흉흉한 꿈을 꾸었기에 동네 무당에게 꿈 해몽을 한 바, 집밖으로 한 발짝만 나가면 액운이 닥친다고 하니 출근할 수 없음.” 꿈보다 해몽이다. 아인슈타인이 이런 경우에 한 말이 있다. “나는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들은 두뇌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알고 싶어 안달한다지만, 나는 캄보디아인들 생각이 궁금할 때가 많다.(어차피 크메르어로 생각할 테니 내 주제에 알 턱이 없겠지만) 그래도 한편으로 생각하면, 연휴를 전후해서 어찌 그리 절묘하게들 초상을 당하는지, 캄보디아 직원들 변명 중에 제일 솔직한 것 같기는 하다. / 나순 (건축사, http://blog.naver.com/naarch)